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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본격적인 장애인스포츠의 출발: 88서울장애인올림픽특수체육 2020. 3. 17. 15:36
PARALYMPICS(장애인 올림픽)는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PARAPLOGIA의 접두어 PARA와 OLYMPICS의 어미 LYMPICS의 합성어입니다. 한국은 1968년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서 개최된 제3회 장애인올림픽에 처음 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올림픽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981년 9월 30일 독일의 바덴바덴에서 한국이 제24회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 국제 장애인 스포츠 조정위원회(ICC)와 국제 척수 장애인 경기연맹(ISMGF)의 장애인 올림픽 동시 개최 요구에 따라 88 서울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동반 개최를 결정하면서 한국에 장애인 올림픽이 본격적으로 소개되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이 있기 이전에는 일반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이 무관하게 따로 개최되었습니다. 하지만 88 서울 올림픽부터는 일반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이 동시에 개최되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역사상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대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88서울올림픽 이 시기가 시발점이 되어 오늘날 장애인체육이 크게 발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1980년대 한국은 장애인 올림픽은 물론 장애인 스포츠라는 말도 생소했으며 환경, 재정, 인식 등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하기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을 하나로 묶고 한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곰두리라는 익살스러운 곰 캐릭터의 88 올림픽 공식 로고가 전 세계적으로 홍보되었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장애인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장애인 전용체육관을 지었으며, 그 체육관이 바로 현재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곰두리 1호 체육관입니다. 올림픽 기념우표와 메달도 제작하고 판매하여 수익금을 창출해냈습니다.
모두의 노력으로 빚어낸 제 8회 서울 장애인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장애인 스포츠 강국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당시 장애인 올림픽 사상 최대규모로 개최된 서울 장애인올림픽은은 61개국 7242명의 선수단이 참가하여 성대하게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이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은 금메달 40개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종합 7위를 달성하였습니다.
한국은 다양한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 황현식 육상 남자 절단 장애인 10,000M부문 1위
- 조현희 휠체어슬라롬 은메달
- 정금종 역도 51KG급 세계 신기록(180KG), 우승
- 윤강노 보치아 우승
- 노경수 펜싱 우승
- 김종우 수영 뇌성마비 장애 200M 배영 세계 신기록(4분 23초 38)
사진 주인공은 당시 세계적으로 기대가 매우 큰 유망주 장애인 역도 부문 대한민국 정금종 선수입니다. 비장애인의 역도경기는 인상과 용상으로 나누어지지만, 하반신에 장애가 있는 장애인들의 역도경기는 의자에 누워서 하는 벤치프레스 종목만 실시합니다. 선수는 의자에 누워서 준비를 하고 있고, 두 명의 보조 심판들이 양 옆에 서서 선수가 원하는 무게의 덤벨을 의자 머리 쪽 지지대 위에 올려놓고, 선수가 준비된 상태를 확인합니다. 머릿 쪽에 앉아있는 주심의 시작 신호와 동시에 선수는 양손으로 덤벨 바의 수평을 유지하면서 선수 가슴에 터치를 한 후 들어 올립니다. 주심의 오케이 신호가 떨어지면 선수는 덤벨 바를 고정대에 놓습니다. 이때 주의사항은 비장애인 역도와 마찬가지로 가슴 위로 들어 올린 덤벨 바가 일시적으로 흔들리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점수계산은 비장애인 역도와 마찬가지로 1차, 2차, 3차시까지 들어 올린 무게를 합산하여 평가합니다. 메달 경쟁이 치열한 경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정금종 선수는 어린 시절에 장애를 입어 장애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하체가 짧고 아주 가느다랗습니다. 이것이 하반신 마비 기간이 긴 즉 장애 기간이 오래된 장애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제8회 서울 장애인올림픽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한국 장애인 스포츠는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장애인 올림픽에서 종합 12위, 1996년 미국 애틀란타 장애인 올림픽에서 종합 12위, 2000년 호주 시드니 장애인 올림픽에서 종합 9위를 차지하며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2004년 제12회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총 13개 종목에 82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그동안 갈고닦았던 기량을 선보여 탁구 개인 및 단체전에서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하고 보치아 복식 금메달과 보치아 단체전 5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6개를 차지하며 종합 16위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88 서울 장애인올림픽 이후 꾸준히 장애인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은 정부의 주도 아래 장애인 체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05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대한 장애인 체육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1968년 이스라엘 장애인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래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한국의 장애인 체육은 재활치료단계를 넘어 전문 스포츠 군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장애인들은 생활체육을 통해 일상 속에서도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인체육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워 사회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장애유형별 각종 대회를 통해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88 서울 장애인올림픽을 기반으로 한 장애인체육의 보급 및 발전은 경기력 발전을 통한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었고, 무엇보다 장애인 스스로 자신감과 도전을 통한 극복 의지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즉 장애인체육을 통한 국민의 통합은 물론 스포츠를 통한 국제적 외교력 향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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